셀트리온을 세계적인 바이오시밀러 기업으로 키워낸 서정진 회장은 2009년 ‘자랑스러운 건국인’으로 선정됐다. <사진 : 조선일보 DB>

건국대가 한국의 바이오 생명과학을 선도하는 메카로 주목받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 분야로 꼽히는 바이오 생명과학 분야에서 막대한 연구 성과를 올리고 있을 뿐 아니라 동문의 활약도 눈부시다. 에이즈 백신 연구로 노벨상 후보에 오른 강칠용 캐나다 웨스턴온타리오대 교수와 국내 첫 형질전환돼지를 생산한 장원경 축산환경관리원장, 국내 첫 복제돼지를 생산한 김진회 교수, 국내 첫 인간배아줄기세포를 개발한 정형민 교수 등 바이오 분야의 석학들이 모두 건국대 출신이다.

바이오시밀러 분야의 개척자로 꼽히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역시 건국대 동문이다. 서 회장은 건국대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한 뒤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국내에서 가장 먼저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 이 분야 선구자로 꼽힌다. 2000년 셀트리온의 전신 넥솔바이오텍을 설립한 이후 지금까지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한 우물을 파며 사업을 키워왔다.

대학 졸업 후 삼성전기에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이후 한국생산성본부로 자리를 옮긴 뒤 대우자동차를 컨설팅했다. 이때 김우중 대우 회장에게 발탁돼 34세에 최연소 임원이 됐다.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회사를 나왔고 대우자동차 동료 8명과 창업에 뛰어들었다. 서 회장은 “이왕이면 진입 장벽이 높은 분야에서 성공해 아무도 넘보지 못할 세계 1위가 되겠다고 생각해 바이오를 택했다”고 말한다.



조용호 헌법재판소 헌법재판관. <사진 : 조선일보 DB>

바이오 기업 이끄는 동문 50여명

서 회장은 글로벌 제약사들의 바이오 의약품 특허가 2015년을 전후해 대거 만료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바이오시밀러라는 용어조차 없던 시절이었다. 2005년 셀트리온이 개발을 시작한 램시마는 2012년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고, 지금은 미국·유럽 등 전 세계 70여개국에서 판매 중이거나 판매 허가를 받은 상태다.

셀트리온을 세계적인 바이오시밀러 업체로 키워낸 서 회장은 2015년 대표이사에서 물러나 이사회 회장으로서 장기적인 기업 전략에 관여하고 있다. 서 회장은 2009년 건국대 총동문회로부터 ‘자랑스러운 건국인’으로 선정됐다.

셀트리온 판매 자회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를 맡고 있는 김만훈 사장 역시 건국대 미생물학과를 졸업한 동문이다. 김광호 전 보령제약 대표이사를 비롯해 이한우 원일약품 회장, 천종윤 씨젠 대표, 최덕호 한국백신 대표, 장재진 오리엔트바이오 대표 등 제약·바이오 기업을 이끌고 있는 동문만 50여명에 이른다.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 <사진 : 조선일보 DB>

슬기롭고 성실한 ‘황소’ 같은 인재상

바이오나 생명과학 산업 분야에서 건국대의 파워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건국대는 올해 동물생명과학대학과 생명환경과학대학을 통합해 ‘상허생명과학대학’이라는 바이오 중심 단과대학을 만드는 등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재계에서도 건국대 동문의 활약이 눈부시다. 한국 세일즈맨의 신화로 불리는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과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건국대에서 각각 농화학과, 정치외교학과에서 공부하고 우리나라 재계와 교육사업을 선도하는 경영인이 됐다. 홍기정 모두투어 부회장, 박환우 전 성호전자 대표, 허광호 전 에이디피엔지니어링 대표 등 코스닥 상장사 경영인 중에도 건국대 출신이 많다.


강칠용 캐나다 웨스턴온타리오대 교수. <사진 : 조선일보 DB>

건국대의 상징은 ‘황소’다. 캠퍼스 잔디밭 한복판에 자리 잡은 황소상에는 시인 박목월의 ‘황소 예찬’이 적혀있다. 슬기롭고 성실하며 부지런한 인재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건국인은 황소처럼 유순하면서도 어디서나 묵묵히 일하며,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어떤 어려움도 성실과 근면으로 이겨낸다. 건국대는 학교의 모태인 조선정치학관의 전통을 이어받아 정관계와 사법·행정·외교 등 공직에도 인재가 많다. 조용호 헌법재판소 헌법재판관과 안철상 대전지방법원장이 법학과를 졸업했고, 홍문표 자유한국당 의원은 농화학과에서 공부했다.

홍일표(법학 76), 김명연(사료영양 82) 자유한국당 의원도 20대 국회에서 의정 활동을 펼치며 건국대 동문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금융계 역시 건국대 동문의 활동이 활발하다. 진웅섭 전 금융감독원장과 광주은행장을 지낸 송기진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 등이 모두 건국대 출신이다. 국내 10개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의 부행장급 이상 임원의 출신 대학은 고려대·서울대·연세대에 이어 건국대가 4위로 많았다.


plus point

배두나·이민호·이영표 등
연예·스포츠계에서도 활약


건국대 홍보대사로 활동한 그룹 샤이니 멤버 민호. <사진 : 조선일보 DB>

연예·스포츠 분야에서 건국대 출신 배우와 스포츠 스타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탄탄한 동문 네트워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다수의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며 입지를 다진 배우 배두나·유아인·김정은·이다해·이종석·이민호 등이 모두 건국대 출신이다. 그룹 샤이니 멤버 민호도 동문으로, 건국대 홍보대사를 지내기도 했다. 2015년 인기리에 방영된 케이블 채널 tvN의 ‘응답하라 1988’에 안재홍·혜리·고경표·류혜영 등 건국대 출신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건국대는 2016년부터 영화학과와 영상학과를 영화·애니메이션학과로 통합해 연기·연출·영상 등의 트랙별 커리큘럼으로 운영하고 있다.

축구 국가대표를 지내고 지금은 KBS 해설위원이 된 이영표도 건국대 출신이다. ‘바람의 아들’로 불린 전 야구선수 이종범과 황선홍 FC서울 축구감독, 프로골퍼 최나연·이보미도 건국대에서 수학했다. 건국대는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훌륭한 체육교육자는 물론 전문 체육인을 양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화·예술 분야에서 눈부신 활약을 보여주는 동문도 많다. 세계적인 지휘자 함신익 미국 예일대 교수가 건국대 동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