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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익명
2021.01.03 11:10 삭제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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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은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삼성그룹 오너3세로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의 뒤를 이어 삼성그룹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1968년 6월23일 서울에서 태어났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손자이자 이건희 전 회장의 장남이다.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한 뒤 일본 게이오기주쿠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삼성전자 총무그룹 부장으로 입사해 경영기획팀 경영전략담당 상무와 전무,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부사장을 거쳐 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성전자 부회장에 오른 뒤 이건희 전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입원한 이후부터 삼성그룹의 경영을 총괄했다. 이건희 전 회장의 별세로 지분 상속을 통해 그룹 경영권 승계 절차를 마무리하고 있다.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을 겸임하고 있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1심에서 실형을 받았으나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그러나 대법원이 항소심 판결을 파기하고 돌려보내는 바람에 파기환송심이 진행되고 있다.

시스템반도체와 자동차 전장부품 등 신사업의 성과를 통해 삼성전자의 새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합리적 의사결정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탈한 성격의 소유자다.

◆ 경영활동의 공과

△삼성그룹 지분과 경영권 승계
이재용은 부친 이건희 전 회장의 보유 지분을 상속함으로써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에 마침표를 찍으려 하고 있다.

이건희 전 회장은 2020년 10월25일 눈을 감았다. 이건희 전 회장은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고리인 삼성전자 지분 4.18%, 삼성생명 지분 20.76%을 비롯해 삼성물산 2.88%, 삼성SDI 0.01%, 삼성전자 우선주 0.08%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재용은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을 물려받아 안정적 그룹 지배력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속으로 발생하는 10조 원 이상의 세금은 비주력 계열사 지분 매각, 주식담보 대출, 배당수익 등으로 마련할 가능성이 크다.

사실 이재용은 2015년에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구도를 거의 완성했다. 삼성물산 합병을 통해 지분 지배력을 갖췄고 이건희 전 회장 대신 전면에 나서면서 경영을 이끌었다.

2014년 말 삼성SDS와 제일모직이 잇달아 상장됐다. 2015년 9월에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을 합병한 통합 삼성물산이 출범했다.

이재용은 이 과정에서 통합 삼성물산의 지분 16.54%를 보유해 최대주주가 됐다. 이를 통해 삼성생명 19.4%, 삼성전자 4.1%의 지분에 간접지배력을 갖췄다.

이재용은 이건희 전 회장이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그룹의 경영을 총괄해 왔다.

이재용은 경영을 총괄한 이래 삼성그룹의 사업구조를 재편해 새로운 구조를 갖쳤다. 과거 삼성그룹이 상사, 제당, 모직의 3대 축을 기반으로 했다면 이재용은 IT, 금융, 바이오 등 새로운 3대 축을 기반으로 그룹구조를 재편한 것이다.

▲ 삼성그룹 실적.

△삼성그룹 총수로 전면에 나서
이재용은 삼성전자뿐 아니라 삼성그룹 총수로서 그룹 경영을 이끌고 있다.

코로나19로 재계 경영활동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가운데에도 삼성전자 반도체·디스플레이사업장은 물론 종합기술원, 부품자회사, 장비자회사, 가전매장, 사내벤처, 디자인센터 등 사업 전 영역에 걸쳐 20여 회의 현장경영에 나섰다.

이재용은 2020년 5월13일 재계 2위 기업 현대차그룹의 정의선 총괄수석부회장과 만나 전기차배터리와 차량용 반도체 등 두 기업 협력의 길을 트기도 했다.

이재용은 2020년 5월6일 대국민 사과에서 “대한민국의 국격에 어울리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다”며 총수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재용은 특히 삼성이 한 차원 높게 도약할 수 있도록 성별, 학벌, 국적을 불문하고 훌륭한 인재를 영입해야 한다며 이들이 중요한 위치에서 사업을 이끌도록 하는 것이 그의 책임이자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재용이 삼성그룹의 무노조경영 방침을 철회하면서 삼성그룹 계열사에 노조가 잇따라 설립되고 과거 해고 노동자가 고공농성을 중단하는 등 삼성그룹에 유의미한 변화가 일어났다.

이재용이 삼성의 변화를 이끌면서 안팎으로 그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기도 했다. 이재용의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2019년 10월 첫 공판에서 “심리기간 중에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총수로서 해야하는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건희 전 회장의 프랑크푸르트 신경영선언을 들며 “이재용 총수의 선언은 무엇이냐”고 묻기도 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도 2019년 5월 라디오 인터뷰에서 "새로운 삼성을 만드는 것은 이재용 부회장의 책임"이라며 "스스로 결정 내리고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0년 12월 현재 파기환송심 재판이 진행 중이지만 이재용은 삼성그룹 총수로 정부와 삼성의 관계 개선에 앞장서고 대외행사에도 보폭을 넓히는 등 경영 전면에 나서 역할을 계속 확대해나가고 있다.

이재용은 2018년 9월 열린 제3차 남북 정상회담에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대기업 총수와 함께 평양을 찾아 남북 경제협력 추진 가능성을 논의했다. 2018년 7월에는 삼성전자의 인도 노이다 공장 준공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력을 약속했다.

2018년 8월 삼성그룹이 정부의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의 정책에 맞춰 3년 동안 180조 원 규모의 막대한 투자를 결정한 점도 이재용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그룹은 인공지능과 5G, 바이오와 전장부품 등 이재용이 특별히 공을 쏟던 신사업분야에만 25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발표도 내놓았다.

2019년 4월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사업장에서 진행된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도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이재용과 함께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둘러보고 EUV(극자외선) 기반 미세공정 반도체의 출하를 축하했다.

이재용은 2019년 10월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에서 문재인 대통령 등이 자리한 가운데 차세대 디스플레이 투자계획을 직접 발표했다. 2020년 2월 대한상의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에서도 문 대통령을 만나는 등 현정부 출범 이후 문 대통령을 모두 10차례 만났다.

△삼성의 '외교관' 역할로 바쁜 행보 보여
이재용은 글로벌기업 CEO와 정치인 등 세계 유명인사와 폭넓게 교류하면서 삼성전자 및 계열사의 사업협력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전세계를 무대로 현장 경영에 나선 것이다.

2020년 들어 코로나19의 확산 등으로 글로벌 경영행보가 위축됐지만 이재용은 5월 글로벌 경영인 가운데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해 시안 반도체공장이 위치한 산시성 후허핑 당서기를 만나는 등 여전한 대외 현장 활동을 펼쳤다.

같은 해 10월에는 네덜란드를 방문해 반도체 미세공정에 사용되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ASML 최고경영진을 만났다. 이어 베트남에서는 응우옌 쑤언 푹 총리와 면담했다.

앞서 2019년 하반기에는 매달 외부인사들과 만날 정도로 이재용의 발걸음이 빨랐다. 2019년 12월에는 마르쿠스 발렌베리 SEB 회장과 만났고 11월에는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를 찾았다. 10월에는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인더스트리 회장, 9월에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등을 만나 투자와 협력방안을 폭넓게 논의했다.

2019년 7월 일본 정부가 한국에 외교적 압박을 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기업을 상대로 반도체소재 수출규제를 시작했을 때 이재용은 같은 달 일본을 방문해 기업과 금융기관 관계자들을 만나 대책을 논의했다.

이재용은 일본으로 출국하기 직전에 평소 친분이 두터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만나 일본 정부의 제재에 두고 대응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도 독대해 무역분쟁 등으로 불안한 국제정세와 경제상황에 관련해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12월 열린 인도 릴라이언스그룹 회장 딸의 결혼식에 퀄컴과 노키아,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등 해외 주요 기업의 CEO와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 등 글로벌 정재계 주요 인사가 대거 참석했다. 이재용도 이 행사에 초청을 받아 결혼식 사전행사에 참석하며 삼성과 릴라이언스그룹 사이 협력관계를 재확인하고 글로벌 주요 인사와 만났다.

이재용은 이외에 인도와 중국, 일본과 유럽, 북미 등을 다니며 현지 스마트폰업체와 통신사 등 다양한 기업의 경영진을 만나 삼성전자와 사업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한국에서도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를 만나 사업을 논의한 적이 있다.

이재용은 다양한 글로벌 인맥을 갖추고 있어 삼성의 '외교관' 역할을 도맡아 한다는 평가를 듣는다.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이탈리아 자동차회사 피아트크라이슬러의 지주사인 엑소르 사외이사를 지내기도 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20년 10월20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면담하고 있다. <삼성전자>

△준법경영 강화 약속과 대국민 사과
이재용은 삼성그룹에 실효성 있는 준법감시제도를 마련하는데 힘쓰고 있다.

이재용은 2020년 5월 준법감시위원회 권고에 따라 대국민사과를 했다. 이재용은 경영권 승계문제가 더 이상 논란이 되지 않도록 법을 어기거나 편법에 기대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또 무노조경영 포기를 선언하고 건전한 노사문화 정착을 다짐했다. 시민사회와 소통하고 준법이 삼성의 문화로 확고하게 뿌리내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용이 독립적이고 지속적 운영을 약속한 준법감시위원회는 2019년 10월 파기환송심 재판부의 제안에 따라 마련됐다. 재판부는 총수도 따를 수 있는 실효적 준법 감시제도를 마련할 것을 이재용에게 요구했다.

삼성그룹은 이전부터 인연이 깊은 김지형 전 대법관을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이재용이 김 전 대법관을 직접 만나 자율성과 독립성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법관은 삼성반도체 직업병 문제와 관련해 조정위원회와 지원보상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내며 문제 해결에 기여했다. 이전에는 이재용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에버랜드 전환사채 관련 판결에서 무죄 의견을 내기도 했다.

준법감시위원회는 김 전 대법관을 중심으로 법조계, 언론계, 시민사회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2020년 2월 정식으로 출범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화재 등 7개 계열사와 준법감시 협약을 맺었다.

준법감시위원회는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삼성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진의 준법의무 위반행위와 관련한 신고와 제보를 받아 처리하고 있다.

7개 계열사는 준법감시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2020년 6월 노사관계 자문그룹 설치 등 구체적 이행방안을 마련해 제출했다.

△삼성전자 경영 큰 틀에서 주도
이재용은 삼성전자 부회장으로서 삼성전자 경영 전반을 지휘하고 있다.

2020년 11월 사업부별로 진행되던 '디자인 전략회의'를 처음으로 통합해 주재했다. 2020년 6월에는 주요 사업부 경영진과 반도체, 무선, 생활가전 전략을 논의했다.

이재용은 2019년 11월 삼성전자 창립 50주년을 맞아 임직원들에게 미래세대에 물려줄 100년 기업을 만들자고 당부했다. 기술혁신으로 사회와 인류의 미래에 도움이 되고,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해 세계 최고가 되자는 뜻을 나타냈다.

이재용은 2019년 10월 말 사내이사 임기를 마치고 재선임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다. 등기임원으로 이사회에 참여하지는 않지만 부회장으로서 역할은 오히려 확대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재용은 삼성전자 지배구조와 경영체제를 투명하게 바꿔내고 주주환원도 강화하는 변화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부터 삼성그룹 계열사들에 세계 선진기업과 같은 문화를 도입하겠다며 '글로벌 스탠더드'를 앞세운 데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는 2018년 3월 주주총회 이후부터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의 역할을 분리했다. 2020년 3월에는 처음으로 사외이사인 박재완 전 장관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삼성전자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모두 25조 원을 현금배당하는 등 배당을 대폭 확대하고 2018년 보통주 4851만 주, 우선주 896만 주를 소각하는 등 주주환원정책도 강화했다. 기존 주주환원정책이 종료됨에 따라 2021년 1월 새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9년 4월30일 경기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스템반도체로 삼성전자의 새 비전 제시
이재용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유례없는 대규모 투자를 발표하면서 시스템반도체를 삼성전자의 새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2020년 5월21일 평택캠퍼스에 극자외선(EUV) 기반 파운드리 생산라인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투자규모는 10조 원으로 추정된다. 5나노 이하 선단공정에서 경쟁사 TSMC를 향한 추격의 고삐를 당기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시장 조사업체 트렌드포스의 자료를 보면 2020년 2분기 삼성전자의 글로벌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점유율은 18.8%로 대만 TSMC(51.5%)와 상당한 격차가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2019년 자체 CPU 연구개발을 중단하고 플래그십 스마트폰에도 자체 AP인 엑시노스 대신 퀄컴 스냅드래곤을 탑재하는 등 시스템LSI 분야도 고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극자외선을 활용한 미세공정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면서 위탁생산 생태계를 구축하고 고객사를 늘려 TSMC을 추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시스템LSI 쪽에서는 정부의 인공지능 국가전략과 보조를 맞춰가면서 인공지능 반도체 개발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019년 4월에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에 133조 원을 투자한다는 공격적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연구개발(R&D) 분야에 73조 원, 최첨단 생산 인프라에 60조 원을 각각 투자하고 시스템반도체 관련 전문인력 1만5천 명을 채용하겠다는 것이다.

단일사업 투자로는 한국에서 역대 최대 규모이다.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투자는 사실상 삼성전자에 ‘이재용시대’를 맞아 내놓은 중요한 전략 변화이자 새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중장기적 비전을 제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투자규모가 전문경영인 선에서 결정하기 어려운 수준인 데다 이재용이 삼성전자의 투자발표를 앞두고 경영진과 전략회의에서 꾸준히 시스템반도체의 중요성을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에 대부분의 실적을 의존하고 있는데 메모리반도체는 업황 변동에 따라 실적이 크게 엇갈리고 기술 진입장벽도 상대적으로 낮아 중국의 반도체시장 진출로 위협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시스템반도체는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규모가 메모리반도체보다 크고 자동차 전장부품과 사물인터넷, 5G통신 등 신산업분야에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삼성전자의 새 성장동력으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만 인수합병으로 전장사업 새 성장동력 확보
이재용은 삼성전자의 미국 전장부품업체 하만 인수를 주도했다.

인수 후 4년이 지난 2020년 말 현재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는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받는다. 삼성전자에 인수된 다음 하만의 매출 규모는 2017년 7조1026억 원에서 2019년 10조771억 원으로 늘었다.

하만은 2020년 12월 자동차부품업체 로버트보쉬 오토모티브스티어링의 크리스천 소보트카 최고경영자 겸 최고기술책임자를 전장부문장으로 영입하는 등 전장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6년 11월 처음 인수 합의를 발표한 지 약 4개월 만에 하만 주주들의 동의와 각국 당국의 승인을 모두 받아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 인수 금액은 80억 달러로 삼성전자의 인수합병 사상 역대 최대 규모다.

이재용은 미국 본사에서 하만 경영진과 직접 만나 인수 협상을 담판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10월 삼성전자 등기이사에 오른 뒤 얼마 되지 않아 대규모 인수합병에 성공하며 경영능력을 증명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은 등기이사로 재임한 기간 전략적 대형 인수합병을 성공하는 등 경영역량을 발휘해 삼성전자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2016년 전장사업팀을 새로 출범하며 자동차 전장부품사업을 새 먹거리로 삼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다. 전장사업 특성상 완성차 고객사를 새로 확보하기 어려운 데다 삼성전자가 관련 사업에 경험이 거의 없어 성과를 낼지 부정적 시각도 있었지만 세계 대부분의 완성차업체를 고객사로 갖춘 하만을 인수함으로써 이런 문제를 단숨에 해결했다.

하만은 전장사업뿐 아니라 음향 기술에서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도 대거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 뒤 스마트폰과 TV 등 주력제품에 하만의 음향기술을 적용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하만의 인포테인먼트 등 전장부품에 삼성전자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도 공급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2018년 1월 CES에서 하만과 함께 만든 첫 작품인 '디지털 콕핏'을 공개했다. 삼성전자 인공지능 플랫폼 빅스비와 사물인터넷 플랫폼 스마트싱스를 차량 디지털 계기판에 적용한 제품이다.

2018년 8월에는 첫 공동브랜드로 삼성전자-하만카돈 사운드바를 출시했다. 2019년 10월에는 프리미엄 오디오 하만카돈 사이테이션을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기도 했다.

△적극적 사업재편과 인수합병
이재용은 삼성그룹의 경영전면에 나선 2014년부터 비주력사업을 매각하는 대규모 구조조정과 적극적 인수합병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2014년 방산사업을 한화그룹에, 2015년 화학사업을 롯데그룹에 매각한 ‘빅딜’이 대표적이다. 이후 최대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프린팅사업과 해외업체 지분 등을 모두 매각하고 각 계열사의 조직 효율화를 추구하는 강도 높은 사업재편이 이어졌다. 2016년 말 삼성그룹의 전체 직원 수는 2015년 말에 견줘 1만 명 가까이 줄었다.

삼성전자는 하만 이전에도 꾸준히 대규모 인수합병을 이어왔다. 미국 신생기업 ‘루프페이’를 인수해 모바일결제 ‘삼성페이’를 출시했고 중국 전기차업체 비야디와 디스플레이업체 차이나스타의 지분 등을 사들였다.

인공지능업체 ‘비브’와 클라우드기업 ‘조이언트’, 메시지 서비스기업 ‘뉴넷캐나다’ 등 사물인터넷과 스마트폰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업체의 인수합병도 계속 이어갔다.

삼성그룹 계열사는 '삼성 사자’와 '삼성 팔자’로 나눠진다는 우스갯소리가 일각에서 나올 정도로 활발한 구조조정과 인수합병이 이어졌다.

비주력사업을 매각한 뒤 전장사업과 바이오사업 등 삼성그룹이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신사업에서 성과가 본격화되면 이재용이 삼성그룹 경영권을 물려받을 후계자로 경영능력을 증명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재용은 2014년 11월 한화그룹에 석유화학 및 방산부분을 팔았다. 2015년 하반기에는 삼성SDI 케미칼사업부와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을 롯데그룹에 매각했다.

△e삼성 실패
삼성그룹이 2000년부터 시작한 프로젝트 ‘e삼성’은 이재용이 경영활동에 사실상 처음으로 참여한 사례로 꼽힌다.

e삼성은 삼성그룹 계열사의 보안과 전자결제 등 IT사업을 총괄하는 지주회사로 이재용이 500억 원 정도 사재를 출연해 최대주주로 오르며 설립한 기업이다.

e삼성의 성공은 이재용의 경영권 승계에 당위성을 부여할 수 있는 중요한 성과로 평가받았지만 대규모 적자를 내다 결국 1년 만에 사업을 정리해 실패의 역사로 남게 됐다.

◆ 비전과 과제

▲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9년 10월10일 충남 아산시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에서 열린 삼성디스플레이 신규 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은 삼성그룹 총수로서 안정적 지배구조를 구축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당장 부친이 보유했던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등 주요계열사 지분을 확보해 그룹 지배력을 유지해야 한다. 직접 상속하면 상속세는 1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비주력 계열사 지분 매각, 주식담보 대출, 배당수익 등을 통해 상속세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의 자회사 보유 주식평가액을 산정할 때 기존 취득원가 대신 시가를 적용하는 내용의 보험업법 개정안 통과 가능성도 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10% 중 상당부분을 처분해야 할 수도 있어 삼성전자 지배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시선이 많다.

이재용이 직접 삼성생명에서 보유한 지분을 사들이거나 이재용이 최대주주로 있는 삼성물산이 사들이는 방법이 있으나 수십조 원에 이르는 자금이 필요해 쉽지 않다.

삼성그룹은 보스턴컨털팅그룹에 지배구조 개편 관련 자문을 맡긴 것으로 파악된다. 법률 위반 가능성, 선진기업 사례 등을 고려해 2021년 상반기 중으로 결과가 나오면 2021년 하반기에 개편에 착수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중장기적으로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는 작업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은 2020년 5월 대국민사과에서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오너가 경영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흔들림없는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는 지배구조를 다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영적 측면으로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1위에 오르겠다는 ‘반도체비전 2030’을 달성해야 한다.

2018년 이재용이 처음 비전을 제시한 이후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실적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핵심 분야인 파운드리사업에서 1위 TSMC와 점유율 격차는 줄어들지 않고 있어 추가 투자 필요성 등이 제기된다.

특히 오너경영인으로서 인수합병(M&A) 분야의 역할이 예상된다. 이재용은 2017년 하만을 인수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으나 이후 대형 인수합병 거래를 진행하지 않았다. 엔비디아의 ARM 인수, AMD의 자일링스 인수,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등 반도체업계에서 인수합병 사례가 늘고 있어 삼성전자도 인수합병을 추진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삼성전자에 유능한 인재를 불러모으는 것 역시 이재용의 몫이다. 이재용은 대국민사과에서 인재영입을 자신이 해야할 일로 제시했다. 이후 승현준 삼성리서치 연구소장 사장을 발탁하는 등 실행에 나섰다. 글로벌 인재유치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인재 확보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리라고 예상된다.

국정농단 뇌물죄 파기환송심과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 관련 재판 등 두 가지 재판은 이재용의 거취를 결정하게 된다. 전자는 이르면 2021년 초 결론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되나 후자는 최대 수 년까지 재판이 진행될 수 있어 사법 리스크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에서 뇌물죄 2심의 집행유예 판결을 파기하고 뇌물인정액을 상향했기 때문에 파기환송심은 실형이 나올 가능성이 존재한다. 다만 파기환송심에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실효성을 인정받는다면 양형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 평가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이 2018년 9월18일 남북 3차 정상회담에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평양행 비행기에 올라 옆 자리의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은 합리적 의사결정을 중시하는 리더십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이건희 전 회장이 추진력을 앞세운 리더였다면 이재용은 ‘실용주의’를 앞세워 필요한 부분에 역량을 집중하고 버릴 것은 과감히 정리하며 삼성그룹의 ‘이재용시대’를 열었다.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은 이재용이 등기이사에 오를 때 “급변하는 사업환경에 대처하고 지속적 성장을 이뤄내기 위해 이사 선임과 공식적 경영 참여를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의전을 싫어하는 소탈한 성격으로 해외 출장길에 혼자 공항을 오가는 모습이 자주 발견된다. 이재용은 사장단과 임원진들이 타던 전용기와 헬기를 매각하고 출장지에서 불필요한 의전을 모두 없애도록 했다. 또 직원들과 엘리베이터를 함께 탄다.

외국어에 능통하고 글로벌 재계 지도자들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해 삼성그룹의 ‘외교관’으로 꼽힌다. 이런 역량이 글로벌 고객사와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받고 있다. 미국 하만 인수합병에 성공한 것이 글로벌경영의 대표적 성과로 꼽힌다.

고등학교 시절인 1980년대 중반부터 조부인 이병철 창업주의 지시로 경영수업을 받았다고 한다. 방학 때마다 전주제지, 제일제당 등 지방 공장을 방문해 공장의 운영을 살펴보고 기업경영의 이해를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1992년 서울대를 졸업한 뒤 일본 게이오대 대학원에 한 차례 낙방하고 1993년 입학했다. 입학 후에는 교수들에게 인정받을 정도로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고 한다. 게이오대 석사학위를 받은 뒤에는 하버드 경영대학원(비즈니스스쿨) 박사과정에 들어가기 전 행정대학원(케네디스쿨)에서 1년 수학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에 상무보로 입사했을 때 부친 이건희 전 회장으로부터 '경청'과 '삼고초려'의 글귀를 받았다.

삼성전자를 이끌어 갈 핵심 인재를 영입하는 데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공지능 분야(AI) 석학인 승현준 삼성리서치 소장을 직접 영입한 일이 대표적이다. 손영권 삼성전자 최고전략책임자(CSO)와 데이비드 은 삼성전자 최고혁신책임자(CIO) 등도 영입해 삼성전자 미래전략을 주도하도록 했다.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고 밝히는 등 ‘동행경영’에도 힘을 쏟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 지원, 협력사 지원, 반도체 생태계 조성 등 상생협력을 적극적으로 도모한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사건 수사 과정에서 이재용의 리더십을 의심하게 하는 증언도 등장하기도 했다.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 부회장은 특검수사에서 “이건희 회장의 입원 뒤 내가 경영 전반을 책임져왔고 이재용 부회장은 의견을 내는 정도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수일가를 보호하기 위해 최지성 전 부회장이 적극적으로 ‘방패’ 역할을 자처했다고 분석도 있다. 하지만 이 증언이 사실이라면 그동안 이재용이 삼성그룹 경영을 총괄하며 능력을 증명해왔다는 내용과 모순돼 경영능력과 삼성그룹에서 맡고 있는 역할에 불신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식 사랑이 대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들의 학예회 공연을 보기 위해 출장 직전에 학교에 방문했다가 공항으로 이동한 적이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는 딸의 발레 공연을 수차례 관람하면서 ‘딸바보’라는 별명도 붙었다. 딸이 ‘호두까기 인형’에 직접 출연하는 것을 계기로 단원들에게 의상을 선물 다.

야구팬으로 알려졌다. 어린 시절에 김시진 삼성라이온즈 투수와 캐치볼도 하고 야구장에 와서 시구를 했다고 한다. 야구장을 찾는 것을 좋아해 삼성라이온즈 경기장을 자주 방문하는 편이다.

젊은 시절에는 승마 선수로 활동하며 국가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아시아 승마 선수권대회 은메달, 국제승마협회 공인 삼성 국제마장마술대회 금메달 등을 땄으며 1995년 일본 유학을 가면서 국가대표를 내려놓았다.

비슷한 또래의 정의선 현대자동차 총괄수석부회장과 호형호제하는 사이라고 한다. 2020년 5월 단독 회동 자리에서 전기차배터리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나이가 같고 게이오대에서 함께 공부해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과도 인연이 있다. 이재용이 상무 시절 서 회장에게 삼성전자 대형LCDTV를 선물했고 서 회장은 회사 임원들 휴대폰을 애니콜로 교체하도록 지시했다는 일화가 전한다.

국내 최대기업 총수답게 언론은 물론 일반시민들의 관심도 많이 받고 있다. 이재용이 공식·비공식석상에서 사용한 제품들이 주목을 끌면서 판매가 급증하는 일도 종종 벌어진다.

2014년 미국 IT포럼을 방문했을 때 입었던 언더아머 티셔츠가 '이재용 운동복'으로 화제가 됐으며 2016년에는 청문회 때 바른 소프트립스 립밤이 '이재용 립밥'으로 한동안 인기를 끌었다. 2019년 12월에는 야구모자에 마스크를 쓰고 SRT 열차를 타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당시 입은 아크테릭스의 '아이어비 AR파카'가 '이재용 패딩'으로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술을 즐기는 편은 아니나 폭탄주를 거뜬히 마실 정도로 주량은 센 편이라고 한다.

◆ 사건사고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20년 6월9일 삼성물산 합병 관련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된 뒤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물산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논란
이재용은 삼성물산 합병을 통해 경영권 승계를 하는 과정에서 불법행위를 보고받거나 지시하는 등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2부는 2020년 10월22일 이와 관련해 공판준비기일을 얼었다. 다음 기일은 2021년 1월14일이다.

이재용은 2020년 5월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두 차례 소환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같은 해 6월4일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이재용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검찰은 이재용의 공소 제기 여부를 판단해 달라며 외부인사로 구성된 수사심의위원회를 소집했다. 수사심의위원회는 6월26일 이재용을 기소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으나 검찰은 기소를 결정했다.

검찰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유리한 방향으로 합병비율이 산정되도록 주가를 관리하는 데 관여한 혐의로 이재용을 재판에 넘겼다. 제일모직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가치를 부풀리기 위한 분식회계 등 범법 사실을 보고받았다는 혐의도 받았다.

앞서 법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에서 삼성그룹 차원의 증거인멸 행위가 이뤄졌다는 판단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는 2019년 12월9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증거를 인멸하도록 지시한 삼성그룹 임직원들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처럼 증거인멸 행위 자체는 인정했으나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자체에는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재판부는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유죄가 확정되지 않은 분식회계 의혹사건을 불리한 요소로 고려하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2019년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한 수사를 본격화하면서 삼성전자 임원들이 검찰수사에 대비해 증거자료 삭제를 주도했다고 판단해 그룹 차원의 개입 의혹을 중점적으로 파헤쳤다.

삼성전자TF 임원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로 이동해 임직원 및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 등의 PC와 휴대전화에서 '이재용', 'JY', '부회장' 등 민감한 단어가 포함된 자료를 삭제하도록 지시했고 회사 공용서버도 숨기도록 한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가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 임직원이 그룹 차원의 자료삭제 작업을 주도한 것으로 봤다. 검찰은 2019년 6월 이와 관련해 임직원 8명을 재판에 넘겼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4년까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로 두고 연결실적에 반영했는데 2015년부터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회사로 변경했다. 이 결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년 연속 적자를 내던 회사에서 2015년 단숨에 1조9천억 원의 순이익을 낸 회사로 탈바꿈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2018년 11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가 고의적 분식회계라는 결론을 내렸다. 금융위원회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80억 원의 과징금을 확정했지만 한국거래소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 유지를 결정했다.

△반도체 직업병 갈등 마무리
이재용은 2007년부터 10년 넘게 이어졌던 삼성전자의 반도체 직업병 피해자 문제를 사실상 마무리지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본격적으로 출범한 이재용 시대를 맞아 어깨에 짊어지고 있던 큰 부담 하나를 내려놓게 됐다.

삼성전자 반도체·LCD 산업보건 지원보상위원회는 2019년 1월 위원회가 발족한 뒤 2020년 5월말까지 모두 400건에 걸쳐 142억 원의 보상금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018년 11월 삼성전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공장에서 발생한 직업병 피해자에 사과하고 후속조치와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반도체 직업병 피해자에 정식으로 사과하고 지원과 보상 방안을 발표하라는 조정위원회의 권고에 따른 것이다.

10년 넘게 이어진 삼성전자 반도체 직업병 논란은 2007년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서 일하던 황유미씨가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하고 아버지인 황상기씨가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보상보험 유족급여를 신청하면서 본격화했다.

황씨의 외로운 싸움이 주목을 받았고 삼성 쪽의 소극적 태도에 비판이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2016년 들어서야 일부 직업병 피해자에게 보상하고 권오현 회장이 직접 가족대책위원회와 만나 사과문을 전달했다. 삼성 쪽은 이로써 반도체 직업병 문제가 마무리됐다고 발표했지만, 반도체 노동단체 '반올림'은 삼성전자의 보상이 미흡하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삼성전자와 반올림, 피해자 가족단체는 조정위원회를 설립하고 새로운 차원에서 보상 대책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합의는 쉽지 않았다. 직업병 피해 대상과 범위, 보상금 산정기준 등을 놓고 삼성전자와 반올림 측의 의견이 번번이 엇갈린 탓이다.

오랜 진통 끝에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2018년 7월 조정위원회의 최종 중재안을 조건 없이 받아들이겠다고 협약한 뒤 양측의 논의가 큰 고비를 넘겼다. 이에 조정위원회는 삼성전자가 반도체와 LCD공장에서 발생한 직업병 피해자들에게 최대 1억5천만 원씩을 보상하라는 최종 중재안을 내놓았다.

삼성전자는 2028년까지 이어질 구체적 보상방안 논의를 김지형 조정위원장이 대표변호사로 있는 법무법인 지평에 위탁했다.

전자산업을 비롯한 산업재해 취약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하고 중대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500억 원 규모의 산업안전보건 발전기금도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기탁했다.

△노조와해 유죄 판결과 무노조경영 변화
이재용은 삼성그룹의 무노조경영 방침을 공식 철회했다.

이에 따라 2020년 12월 현재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등의 계열사에서는 단체협약을 마련하기 위한 노사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이재용은 2020년 5월6일 대국민사과를 통해 무노조경영 포기를 공식화했다. 이재용은 “더이상 삼성에서 무노조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며 “노사화합과 상생을 도모해 건전한 노사문화가 정착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020년 5월29일에는 1995년 삼성물산에서 부당해고를 당해 사과와 명예복직 등을 요구하며 서울 강남역 철탑 위에서 1년 가까이 고공농성을 벌인 김용희씨가 삼성 측과 합의하고 농성을 철회했다.

삼성그룹의 변화는 법원이 삼성그룹 노조 와해 사건에 유죄 판결을 내린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2019년 12월 삼성에버랜드 노조와해 사건과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해 사건에 연루된 삼성그룹 임직원들이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과 강경훈 삼성전자 부사장 등은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은 입장문을 통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앞으로 미래지향적이고 건강한 노사문화를 정립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2018년 4월 삼성전자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뇌물 수수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삼성그룹이 각 계열사에 지시한 것으로 추정되는 노동조합 와해 지침을 담고 있는 문건을 확보해 수사에 들어갔다.

삼성그룹은 과거 미래전략실이 직접 노조 관련 보고를 받아 조직적으로 개입하고 이재용이 경영을 사실상 총괄한 뒤에도 노조 활동을 방해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1심 재판부는 삼성그룹 차원에서 노조 방해 행위가 있었다는 점을 모두 인정했다.

삼성전자서비스는 노조 와해 논란이 불거진 뒤 협력사 직원들을 직접 채용하고 합법적 노조 활동을 보장하겠다고 발표했다. 삼성그룹 계열사가 노조를 인정한 첫 사례다.

2019년 11월에는 삼성전자에도 한국노총 금속노련 산하 노조가 설립됐다. 삼성전자에 전국 단위 노조를 상급단체로 둔 노조가 설립된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이어 삼성디스플레이, 삼성화재 등 삼성계열사에서 한국노총 산하 노조가 잇따라 출범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9년 10월25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법에서 열리는 파기환송심 출석을 앞두고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삼성 오너일가 사상 처음 구속
이재용은 2017년 2월17일 특검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며 삼성그룹 총수 가운데 최초로 구속수사를 받았다. 과거 이병철 창업주와 이건희 전 회장도 검찰수사를 받았으나 구속된 적은 없다.

특검은 이재용이 경영권 승계 문제를 놓고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포괄적인 도움을 받기 위해 미르와 K스포츠, 최순실씨 독일 회사와 딸 정유라씨 승마훈련 지원에 삼성그룹의 자금출연을 지시했다고 파악해 뇌물공여 등 혐의로 이재용을 구속기소했다.

이재용 측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청탁이 오간 적이 없으며 자금 출연도 순수한 사회공헌이 목적이거나 강요에 의한 것이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특검도 여러 정황 증거를 제시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1심 재판부는 이재용의 삼성 경영권 승계작업이 존재했다고 판단하며 인정되는 뇌물액수도 높게 책정해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경영권 승계작업의 존재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정유라씨가 훈련에 쓴 말도 삼성의 소유로 봐야 한다고 판단해 뇌물 액수를 낮춰 잡으며 이재용에 집행유예 판결을 내렸다.

2019년 8월 대법원은 다수결에 따라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말 구입비 34억 원과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 16억 원도 역시 뇌물로 볼 수 있다고 봤다.

뇌물액수가 50억 원 이상으로 많아지면서 파기환송심에서 집행유예가 아닌 실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검찰은 2020년 12월30일 파기환송심 결심공판에서 징역 9년을 구형했다.

파기환송심 재판은 검찰이 재판부 기피신청을 내면서 얼마 동안 지연됐다. 특검은 재판부가 이재용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하겠다는 예단을 드러냈다며 2020년 2월 재판부 기피 신청을 냈다. 서울고법은 4월 이를 기각했고 대법원도 9월 기각했다.

△삼성 미래전략실 해체
삼성그룹은 2017년 2월28일 삼성 미래전략실의 공식 해체를 선언했다. 이재용의 구속 결정으로 미래전략실 팀장을 맡던 고위임원 9명이 책임을 지며 일제히 삼성그룹을 떠났다.

이후 고위 경영진 인사 등 미래전략실의 일부 기능은 삼성전자의 사업지원TF가 맡고 있다.

삼성 미래전략실은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조직으로 인사와 대관, 전략 수립 등 업무를 담당했다. 하지만 1959년 설립된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비서실을 모태로 하고 있어 총수일가를 위한 조직이라는 비판에 늘상 휩싸였다.

이재용은 2016년 12월 열린 박근혜 게이트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이런 문제를 지적받자 미래전략실 해체를 약속하며 “선대 회장이 만들고 이건희 회장이 유지하던 조직이라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삼성 미래전략실은 1998년 외환위기 당시 구조조정본부로, 이후 전략기획실로 이름을 바꾸고 2008년 삼성특검 당시 일시적으로 폐지됐다가 2010년 미래전략실로 부활했다. 완전한 해체가 결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그룹은 조직쇄신계획에서 미래전략실이 담당하던 대관업무 조직을 해체하고 향후 각 계열사가 이사회와 대표이사 중심의 자율경영체제를 중심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전략실에 근무하던 임직원은 원래 계열사로 복귀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5년 6월23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다목적홀에서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메르스 사태 사과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삼성서울병원이 초기 대응에 실패하고 무책임한 해명으로 일관해 여론의 비난을 받았다.

삼성서울병원은 같은 해 5월20일 메르스 환자를 최초 확진했으나 이후 정부와 병원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환자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6월7일 병원 이름이 공개되면서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한 삼성서울병원에 비판이 집중됐다.

이재용은 여론의 비난을 잠재우고 삼성그룹 전체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기 위해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했다. 이재용은 삼성서울병원을 운영하는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사과에 나섰다.

그는 2015년 6월2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확산을 막지 못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는 이재용이 그룹 대표 자격으로 처음으로 나선 공식 기자회견이었다.

△삼성물산 합병 소송
이재용은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과정에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합병 반대에 직면했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삼성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오너일가의 삼성전자 지배권 승계를 위해 부당한 합병비율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추진한다며 주주총회 소집 통지 및 결의 금지 가처분을 냈으나 패소했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주주총회에서 삼성물산과 표대결까지 펼쳤지만 합병 반대표를 던진 참석주주의 비율이 30.47%에 그쳐 합병안이 통과됐다.

하지만 삼성물산 주주였던 일성신약이 제기한 삼성물산 합병 무효소송은 2020년 12월 현재 진행 중이다. 법원은 삼성물산 합병이 이재용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문제라고 판단해 박근혜 국정농단 사건 판결을 본 뒤 재판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성신약은 이재용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한 청탁을 했다면 합병의 부당성이 입증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물산 측은 합병 과정이 이재용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이 없고 적법하고 공정하게 진행됐다는 주장을 유지하고 있다.

재판부는 1심에서 일성신약에 패소 판결을 내렸지만 일성신약이 2017년 11월 항소장을 제출하며 재판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2018년 4월 한국 정부를 상대로 삼성물산 합병에 대한 소송을 다시 제기했다. 삼성물산 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찬성하게 된 배경에 박근혜 정부의 영향력이 있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2020년 들어 이재용이 불법 경영권 승계로 재판을 받으면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투자자-국가 분쟁(ISD)에서 유리해졌다는 시각이 나온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법무부에 검찰의 수사자료를 요청하기도 했다.

△삼성 특검
2008년 4월 이건희 전 회장의 차명계좌가 적발되고 수천억 원대의 세금포탈 혐의가 포착되면서 삼성 비자금 수사를 위한 특검이 출범했다.

특검은 비자금 조성과 함께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발행 등도 수사했다. 이때 이재용은 이건희 전 회장이 증여세를 피하면서 삼성그룹 지분을 물려주려 했다는 의심을 받아 최고고객책임자(CCO)에서 물러났다. 이재용은 2008년 3월12일 특검의 조사를 받았으나 특검의 기소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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