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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학과 개편 나선 대학들 학생 반발에 “생존 위한 몸부림”

Anonym
2022.04.25 13:07 Delete Requ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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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이지희 기자] ‘줄여야 산다.’ 대학들이 몸집 줄이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지역 대학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본격적인 정원조정과 학과 통폐합이 속속 이뤄지면서다. 대학 본부는 거센 학생 반대에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서울, 수도권 지역 대학에서도 통폐합 사례로 학생과 대학 본부 간 갈등이 벌어지면서 학과 통폐합은 비단 지역에 국한된 문제로 머무르지 않고 있다.

지난해부터 대입정원이 입학자원보다 많아지는 ‘대입 역전현상’이 나타났다. 지난해 대학 입학 정원은 43만2000여명으로 입학정원 대비 약 4만 명이 부족했다. 실제 2021년도 대학 신입생 충원율은 2020년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

2021년도 신입생 충원율은 일반대의 경우 94.9%, 전문대는 84.4%로 2020년과 비교해 각각 4%p, 9.9%p 급감했다. 일반대 전체 충원율은 2020년 90% 이하로 떨어진 지역이 없었지만 2021년 강원 89.2%, 경남 85%, 경북 88.1%, 전남 89.6%, 전북 89.3%, 제주 89.4% 등 6개 지역에서 80%대를 기록했다.

지난 1월 대학교육연구소가 발표한 ‘대학 구조조정 현재와 미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대학의 미래는 더욱 어둡다. 만 18세 학령인구는 2020년 51만 명에서 2024년 43만 명, 2040년엔 현재의 절반인 28만 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2021년 4년제 일반대 신입생 충원율은 94.9%로 100%를 채우지 못한다. 국공립대가 97.7%로 94%인 사립대보다 높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99.5%, 경기·인천이 98.5%, 광역시 95.1%, 비광역시 90.6%로 지역별 양상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대학교육연구소는 대학 입학가능인원 추계 결과 1차 감소기인 2020~2024년에 15.3%인 7만1000명이 감소할 것이라고 봤다. 지난해 대학 입학정원을 그대로 유지하면 미충원 규모는 2021년 4만 명에서 2024년 8만 명으로 2배가 늘어난다.

교육부 역시 대학혁신지원사업을 통해 충원율을 자발적으로 감축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지난해 발표한 일반재정지원 대학에 3년간 재정지원을 한다. 대신 대학의 여건과 역량, 발전전략 등을 고려해 적정 규모화를 포함한 이른바 ‘자율혁신계획’을 추진해야 한다.

■ 수도권으로 학생 유출 심화하는 지역대…줄이지 않으면 안 돼 = 인제대는 학령인구 감소, 지방대학 위기 타개 등을 이유로 지난해 6월부터 학과개편 논의를 시작해왔다. 그 과정에서 총학생회와 교수회 등의 반발에 부딪혔다. 인제대 총학생회는 “관련 학생의 의견이 구조 개편 과정에서 누락됐고 학생 의견 수렴 과정과 일정이 졸속으로 진행될 우려가 있다”면서 대학 본부에 교수와 학생이 참여하는 공청회를 요구했다.

이후 인제대는 미래발전위원회, 학과별간담회, 전임교수 간담회, 교수대상 공청회, 대학평의원회, 학생공청회, 교수-학생 간담회 등을 절차를 거친 뒤 최종 개편안을 도출해냈다.

그 결과 인제대는 입학정원을 272명으로 줄이고 8개 모집단위를 신설한다. 학생들의 교육 수요와 미래산업 인력 수요가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대학구조를 재편해 대학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인제대는 반려동물보건학과, 웹툰영상학과, 재난방재학과, 문화콘텐츠학과, AI빅데이터학부, 경찰·행정학과, 법학과, 자유전공학부 등을 신설하고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전민현 인제대 총장은 “인제대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1차 승부수를 띄운 것”이라면서 “모집단위 개편으로 인한 교원과 학생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구체적인 행정적, 재정적 특별지원책을 시행하겠다”고 공언했다. 또한 추후에는 프라임사업이 종료되는 이공계 학과를 중심으로 한 2차 모집단위 개편도 예고했다.

부산대는 지난 4일 학문 단위 구조 개편 방침에 따라 불어교육학과와 독어교육학과를 불어불문학과와 독어독문학과로 통합할 예정임을 밝혔다. 이에 앞서 학과 구조 개편 설명회를 열었지만 일부 구성원들이 피켓 시위를 하는 등 통폐합 시도에 난항이 예상된다.

계명대는 지난달 25일 이사회를 열고 정원 조정을 결정했다. 경영대 내 EMJ경영학부와 음악공연예술대학 내 작곡전공은 내년부터 신입생 모집이 중지된다. 대신 신산업 수요가 있는 스마트제조공학전공, 실버스포츠 복지전공, 웹툰전공 등 3개 전공을 신설한다.

한 지역대 관계자는 “교육부 기본역량진단평가에 따라 사실 지역 대학들은 수년 전부터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정원 조정을 하지 않으면) 일종의 패널티가 있기 때문에 수도권 대학들은 이 패널티를 무시하고 정원을 유지하는 곳도 있겠지만 지역대는 그렇게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한국외대 등 서울도 예외 없는 학과 구조개혁 움직임 = 이러한 학과 개편 움직임은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있다. 동덕여대도 최근 학사 구조개편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지난달 7일 “학생 의견수렴 없는 학사구조개편에 반대한다”면서 이를 방관하는 주체로 교육부를 지목하고 대학 본부와 대학본부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한국외대는 최근 외국어계열 유사학과(부)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학생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한국외대 측이 밝힌 구조조정 대상은 글로벌캠퍼스 통번역대학 4개 학과(영어통번역학부, 중국어통번역학과, 일본어통번역학과, 태국어통번역학과)와 국제지역 4개 학과(프랑스학과, 브라질학과, 인도학과, 러시아학과)로 구조조정 되는 총 입학정원 규모는 331명이다. 이번에 제외된 통번역대학 독일통번역학과, 스페인통번역학과, 이탈리아통번역학과, 말레이·인도네시아통번역학과는 구성원과의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순차적으로 구조조정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대신 글로벌캠퍼스에는 새로운 모집단위를 신설한다. 독립학부로 글로벌자유전공학부(인문)와 글로벌자유전공학부(자연)를 신설해 210명의 신입생을 선발할 계획이다. 나머지 정원은 구조조정 대상 12개 학과(부)를 제외한 26개 학과에 기존 입학정원의 약 10%를 배분하고 이후 신설학과가 확정되면 해당 정원을 회수해 활용할 방침이다.

이에 한국외대 총학생회는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는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듣고 논의하겠다고 했지만 바뀐 것은 없었다. 양캠퍼스 총학생회에서 학교 본부로 송부한 우려사항 역시 충분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면서 “글로벌캠퍼스 폐과 존치 대상 학과의 학습권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안 없이 서울캠퍼스 졸업증명서 발급과 복수전공제도를 통해 보상하겠다는 식의 학교본부의 계획은 옳지 않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총장 간담회 내용에 따르면 해당 정원을 송도캠퍼스로 옮겨 학과를 신설할 계획으로 보인다”면서 “글로벌자유전공학부는 임시로 신설되는 것인지, 서울캠퍼스의 자유전공학부가 불과 몇 년 전까지 존재했다가 폐과 된 것처럼 또 다시 몇 년 안에 없어지는 졸속행정이 반복될까 우려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외대 측은 이번 학과 구조조정과 관련해 “학령인구 감소,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 교육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조치”라면서 “한국외대의 외국어계열 학과의 유사성을 해소하고 첨단학과를 신설해 미래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출처 : 한국대학신문 - 409개 대학을 연결하는 '힘'(http://news.un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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