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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고교학점제 맞춤형 전형’ 대학에 재정 지원한다

Anonym
2022.03.02 16:50 Delete Requ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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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이달말 기본계획 발표
‘고교학점제’ 대비 선제 대응 차원
“구체적 내용은 세부 조율 필요”
교육계, 대입 정성평가 확대 불가피

2021년 12월17일 오후 서울 성동구청에서 열린 2022학년도 대입 정시 설명회에 참석한 학부모가 자료를 보며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부가 올해부터 재정지원을 통해 대학의 ‘고교학점제 맞춤형 전형’ 개발을 유도한다. 2019년 ‘조국 사태’ 이후 교육부는 정시모집 비율을 늘리는 학교에 재정지원을 해왔는데,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고교 교육이 크게 변화할 것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고교학점제를 반영한 대입 전형 연구 및 개발을 지원한다는 취지다.

1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교육부는 이달 ‘대입전형 개선 및 단계적 이행 계획’을 평가지표로 신설하고 평가기간도 2년에서 3년으로 늘린 ‘2022년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기본계획을 발표한다.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은 합리적인 대입 전형을 운영해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하는 대학에 지원금을 주는 제도로 지난해에는 75개 대학에서 대학당 평균 7억4천만원을 받았다. 평가는 각 대학이 신청한 사업운영계획과 대입전형시행계획 등을 중심으로 평가지표에 맞춰 이뤄진다. 교육부는 ‘채점기준’인 평가지표에 고교학점제를 반영한 전형 개발 여부를 넣어 고교학점제 등 고교 교육의 변화가 대입전형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도록 대학의 전형 구조 및 평가 체계 개선을 유도·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큰 틀에서 대학에 고교학점제 도입을 선제적으로 준비시키려는 차원”이라며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세부 조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교육계에서는 고교학점제 도입 이후 대입 평가에서 정성평가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 학생들의 이수과목이 각각 다르고 내신 성취평가제(절대평가)가 확대되기 때문에 내신점수를 비교해도 변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정성평가의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 이번 사업 개편의 주요 내용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고 전망했다. 고교학점제는 고등학생이 진로·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고, 대입에서 과목 이수 경로 등을 인정받는 제도로 2023년 부분 도입, 2025년 전면 도입을 앞두고 있다.

이번 개편은 2020~2021년 사업의 방향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점에서도 관심이 모아진다. 교육부는 2019년 조국 사태 이후 이 사업을 정시 확대를 위한 사업으로 활용한 바 있다. 수도권 대학은 수능 위주 전형 비율을 30%(‘정시 40%룰’ 대상 대학 제외), 비수도권 대학은 학생부교과전형 또는 수능 위주 전형 비율을 30%까지 조정하는 계획을 제출해야한 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었다. 고교학점제가 수능 위주 전형보다는 수시 학생부종합전형과 가장 잘 맞아떨어진다는 점에서 정부의 ‘엇박자’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셌다.

교육계에서는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의 방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당분간 정시 확대 기조는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평가한다. 교육부가 대입 안정성을 이유로 ‘미래형 대입’ 도입 직전인 2027학년도 대입까지는 현행 정시 확대 수준을 유지한다는 입장인데다 지지율 1·2위 대선 후보 모두 ‘정시 확대’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김성천 한국교원대 교수(교육정책학)는 “고교학점제를 반영한 대입이라면 정시 비중을 줄이고 수시 비중을 늘려야 하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서울대처럼 정시 전형에 수능점수뿐 아니라 진로·적성에 따른 선택과목 이수 내용과 모집단위 관련 교과 성취도 등 정성평가 요소를 반영하는 모델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정시를 확대한 뒤 수능을 앞두고 공교육을 등한시하고 사교육에 매몰된 학생들이 많은데 적어도 학생부의 일정 부분을 따져보겠다고 하면 공교육을 놓치면 안되겠다는 시그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공교육 정상화 관점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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